[앵커]
아는기자, 정치부 홍지은 기자 나왔습니다.
Q1. 만남이 꽤 길게 진행된 것 같아요. 일단 오늘 이 담판이 사실상 이번 대선의 핵심이잖아요.
보수진영 대선판의 그야말로 분수령입니다.
뭐 다음에 보자 거나, 또 만나기로 했다거나, 이런 이야기들 다 의미 없습니다.
사실상 결렬인 겁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후보등록 마감 11일까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넘기면 두 사람 간 자발적 합의로 진행하는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Q2. 뭐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던데, 사실 그렇게 화기 애애할 상황은 아니거든요?
각자 준비해간 게 있습니다.
회동 전 뭘 준비했는지 각 캠프에 취재해봤습니다.
일단 두 사람다 단일화가 필요하다는데에 이견은 없거든요.
하지만 원론적인 걸 넘어 디테일에 들어가면 다 다릅니다.
Q3. 디테일이요?
방식과 시기에 대한 생각이 다릅니다.
이 두 가지를 놓고 간극이 분명해서 사실 결론이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Q3. 하나하나 짚어보죠. 방식을 두고는 양측이 어때요?
전혀 다릅니다.
한 전 총리는 무조건 다 받는다고 했죠.
그 이유는 어차피 단일화라는 게 여론조사 말고 딱히 방법도 없다보니 어떤 기준으로 하든 다 유리하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방식은 뭐든 다 받아들이겠다, 오히려 이렇게 큰 모습으로 상대적으로 단일화에 소극적인 김 후보 모습이 부각되게 하려는 전략도 있어 보였습니다.
반면 김문수 후보 측은 오늘 '담판' '결심' 이런 걸 강조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여론조사 같은 절차 말고 후보자간 대화로 선굵고 통크게 결정해서 매듭하자는 거죠.
쉽게 말해, 절차적 정당성은 나에게 있으니, 한 전 총리가 양보하고 본인을 지지하라는 겁니다.
회동에서 선대위원장이나 구체적 직함까지도 제시하며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Q4. 다음 시기인데, 한덕수 전 총리가 여기서 배수진을 친 거에요.
맞습니다.
한 전 총리가 오늘 회동 1시간 30분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핵심은 딱 한 줄입니다.
11일까지 단일화 안되면, 후보등록 안하고 대선 포기한다는 겁니다.
배수의 진을 친 겁니다.
김 후보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 당장 급할게 있느냐는 겁니다.
투표용지 인쇄 전인 25일 전까지만 하자는 거죠.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김 후보가 지지율 올리고, 무소속으로 한 전 총리가 빅텐트 치고 지지율 올려서, 나중에 합치면 그만큼 시너지 아니냐는 겁니다.
Q5. 한 전 총리의 배수진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이 역시 단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마디로 "나 없이 대선 치를 수 있겠냐"는 겁니다.
단일화가 안 되고 난 뒤 패배하면 그 책임론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김 후보를 압박하는 걸로 볼 수 있죠.
또 11일까지 단일화를 강제하지 못할 경우 나는 안 한다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압박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한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25일까지 무려 18일간 단일화 줄다리기를 한다면 어느 국민이 찍어주겠냐, 어차피 의미가 없다고 보더라고요.
Q6. 김 후보 측도 뭐 물러설 것 같진 않고요.
김 후보 측에 물어보니 한 전 총리가 이번주로 마지노선을 제한한 건 "후보 등록 안하겠다는 소리"이자 "우리 후보 밑으로 단일화하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하더라고요.
오히려 11일이 지나면 한 전 총리가 버티지 못한다고 했던 자신들의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닷새만 버티면 된다는 겁니다.
Q7. 이런 분위기라면 사실상 결렬 수순인거죠?
양쪽 모두 면전에서 강하게 자신들의 뜻을 어필하거나 그러진 않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미 생각차가 명확한 상태로 맞이한 만남입니다.
두 사람의 만남 한 번으로 원샷에 가까운 단일화의 명시적 결과가 나오기 쉽지않고, 당에서도 이런 전망은 이미 내놓고 있습니다.
수순은 자연스레 다음 스텝으로 갑니다.
오늘 단일화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없다면,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게 당 지도부 생각입니다.
그 이야기는 제가 잠시 후 또 해드리겠습니다.
네 홍지은 기자와는 잠시후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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